바르기 귀찮고 외출 전 미리 바르는걸 깜박하거나 답답하고 끈적하고 기름지다는 이유로 기피하기 쉬우나, 강한 햇빛 아래에서도 하얀 피부를 유지해 주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피부 노화를 가장 저렴한 가격을 사용하여 가장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는 중요한 화장품이다.
요즘은 유분기를 줄인 자외선 차단제가 많이 출시되었으므로 끈적거리는 느낌 때문에 바르지 않은 사람이라도 미래의 피부를 생각한다면 가벼운 제형의 제품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두 종류의 메커니즘이 있으며, 각자의 일장일단이 있다. 양쪽의 기능을 혼합하여 만들기도 한다.
일부 남성들은 선크림을 색조 화장품처럼 생각해 여자나 바르는 거라고 잘못된 인식을 하거나 혹은 귀찮아서 안 바르는 경우도 꽤 있는데, 남자는 본래 여자보다 외피층이 두꺼워 잔주름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생기는 편이나, 자외선 차단제를 경시하다간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에 주름이 팍 늘어날 수 있다. 저승꽃이라 불리는 검버섯도 마찬가지. 본인이 40대 이후에도 동안을 유지하고 싶다면 장기간 외출할 때 특히 자외선이 심한 날은 얼굴 가릴거 없으면 꼭 발라주는 것이 좋다. 주름 외에도 그냥 검은 점들이 자외선에 장시간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흑색종이나 피부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점은 대개 멜라닌의 집합체인데, 강한 자외선으로 손상된 멜라닌이 증식할 경우 암세포로 발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은 구름으로도 많이 차단되지 않으므로, 실외 활동이 있다면 구름 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선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UVB는 유리창이나 구름만으로도 충분히 차단되지만, UVA는 파장이 길기 때문에 구름이나 유리창 정도는 손쉽게 통과한다. 그러므로 실내에서 하루 종일 근무할지라도 자리가 창가이며 빛을 막을 수 없다면 차단제를 사용하는 편이 좋다.
마찬가지로 더운 여름에만 발라도 된다 생각하기 쉽지만 추운 날, 특히 눈이 쌓인 스키장에서는 노출되는 얼굴에 반드시 발라주는 게 좋다. 눈(雪)에 의해 반사되는 자외선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장기간 눈에 반사된 햇볕을 보면 설맹증에 걸리게 되며, 심하면 망막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스키장에서 고글이 필수인 이유가 이 무지막지한 자외선 때문이다. 이누이트나 히말라야등반대의 사진을 잘 찾아보자. 빙설로 덮인 배경이 무색하게, 고글이나 모자로 가려지지 않은 부분이 아주 시커멓게 타들어간 흔적을 볼 수 있다. 단순히 피부가 까매지는 정도가 아니라 여름날처럼 피부가 상할 수도 있다.
이렇듯 자외선은 피부 노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실제로 오존층이 파괴나 위도상 자외선이 상대적으로 많이 높아지는 호주 등지에서는 피부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단순히 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피부 건강도 생각하면서 자외선 차단은 필수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다만 365일 햇빛을 100% 차단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햇빛을 전혀 보지 못하는 환경에서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 보면 일리는 있는 셈.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2~3회, 자외선 지수가 5~7 이하인 날에 10분 정도는 햇빛을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자외선이 약한 날 15분 미만으로 외출하는 정도로는 피부 노화에 큰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도 외출 시간과 기후를 잘 고려해 가며 사용하는 게 좋다.
2. 자외선 차단 지수
자외선 중 UVB를 차단해 주는 정도를 뜻하며, 해당 숫자는 자외선으로 인한 홍반이 발생하는 시간을 몇 배만큼 지연시키냐이다. 참고로 UVB는 일광 화상, 물집, 홍반, 피부암, 백내장, 주근깨 등을 유발한다. 느닷없이 햇빛을 쬔 피부가 빨갛게 익어서 화끈거리는 주범이 바로 이 녀석. UVC라는 더한 악질도 있으나, 지면까지 내려오지 못하며 수천 미터 이상의 고산 지대나 오존층이 뚫린 극지방을 제외하면 쬘 수 없다(실험실의 UV 램프 제외).
SPF는 차단해주는 자외선의 양과 관련된 수치이다. 자외선 양이 1일 때 SPF 50 차단제를 바르면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양이 50분의 1(2%)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따라서 SPF 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기능이 강한 것이지 시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보통 2~3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덧발라 주어야 한다.
'SPF지수 1당 자외선을 15분간 차단해 준다'는 말도 있지만 명백한 허위 정보로, 평균적으로 동양인 피부에 홍반이 15분 만에 발생한다는 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실 SPF 지수가 1일 경우 차단력은 0이다. 이후 1씩 높아질 때마다 홍반이 발생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15분씩 늦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반이 발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개인차/인종/계절/날씨/피부의 물기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자외선 차단제는 땀/피지/마찰 등에 의해 지워지기 때문에 'SPF 지수 1당 15분'이라는 계산법은 역시 틀렸으며, 광 조사량을 기준으로 해야 맞다.(조사량=광 세기 x광 조사 시간)
3. 선크림의 적정 사용량
실제로 선크림을 바를 때는 떡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차단 지수만큼의 차단 효과가 생기지 않는다(자외선 차단 지수를 측정할 땐 2mg/cm² 을 도포한다). 거기에 차단 지수와 무관하게 시간이 지나면 피부에서 분비되는 땀, 피지와 외부 환경에 의해 밀려나고 벗겨지기 때문에 2~3시간마다 덧발라 주는 것이 좋다. 특히 다량의 땀이나 물에 닿아 흘러내린 경우에는 효과가 대폭 떨어지므로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덧발라야 한다.
피부과 의사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적정량은 손가락 두 마디만큼 길게 짜서 바르는 것으로 사실상 떡칠이라고 봐야 한다. 이렇듯 자외선 차단제 떡칠을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실제로는 차단제의 제형이나 백탁, 기름기, 선호도 등으로 인해 적정량을 바르기는 매우 힘들다. 덧바르는 경우에도 기름기, 백탁, 색조 화장 등으로 인해 덧바르기 곤란한 상황도 생길 수 있고. 하지만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채로 100% 풀파워 자외선을 맞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일반적인 선크림이 기름기나 백탁이 거슬린다면 물리적 차단 성분이 적거나 비비 효과를 함께 지니고 있는 오일프리 제품이나 제형이 묽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는 내수성 혹은 지속 내수성 효과(기능성)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면 물이나 땀에 덜 지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