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일들, 어디까지 기억하는가? 좋은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어릴 적 일들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런 현상을 '아동기 기억상실'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기억은 언제부터 사라지는 것일까?
1) 어릴 때 기억이 자꾸만 사라져 간다
미국 에모리대학교 심리학과 파트리시아 바우어(Patricia J.Bauer) 교수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다. 연구진은 3세 어린이들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여행이나 공부를 한 일 또는 사고와 같이 좋지 않은 경험 등 일상에서 겪은 일들을 녹음하도록 했다. 이후 6년 동안 어린이가 성장하면서 특정 내용을 어마나 기억하는지 매년 살펴봤다. 그 결과 7세까지는 3세때3세 때 일의 60% 이상을 기억했지만, 8~9세의 어린이는 3세 때 일을 40% 이하로 기억했다. 이 연구로 아동기 기억상실이라 불리는 현상이 7~9세 사시에 급속하게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아동기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아기가 태어난 뒤 2세까지는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인 해마가 덜 발달해서 기억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즉, 아동기에 어떤 사고를 겪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해마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해서 그냥 기억이 저장되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시다시피 인간의 뇌는 계속 성장중이다. 어른이 된 뒤에도 아주 조금씩 성장한다. 다만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 뉴런이 회로를 더 정교하고 복잡하게 늘려나가는 시기는 주로 12~13세쯤으로 이시기에 뉴런과 뉴런 사이에 엄청난 수의 연결고리들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그 나이대의 아이들 중에는 학습 속도가 엄청 빠르고 영재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기가 되면서 뉴런과 뉴련사이를 연결하던 수많은 연결고리들은 점점 사라진다.
2) 어릴 적 기억의 상대성
앞선 연구를 진행한 에모리대학의 파트리시아 바우어 교수와 그의 동료 연구가들은 또 한 가지 원인을 발견했다. 뇌세포가 폭중 성장을 하는 동안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은 아직 성장이 덜 되었다는 것이다. 즉, 어린 시절에는 어떤 일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그때의 기억이 애초에 머릿속에 없고, 따라서 우리가 어른이 되어 어릴 적 있었던 일들이 거의 기억나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쓸데없이 유년기 시절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던 거다.
그렇다면 아직 까지도 유치원 시절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뉴파운드랜드대학교 심리학과 캐럴 피터슨 교수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뼈가 부러지거나 깊게 베인 상처 등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3~5세 어린이를 10년에 걸쳐 추적하면서 이들의 기억을 살펴보았다. 어린이는 수년이 지난 시점에도 70% 정도를 기억했다. 그러나 그때 당시 자신이 어떤 병원에 갔었는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등은 기억하지 못했다. 심하게 다쳐서 고통스러웠거나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가족과 지인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면서 기억의 강화로 이어졌지만 병원에서의 겪었던 일은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다뤄지면서 일반적인 기억들처럼 사라졌다고 생각한다.